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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秋霜)논객 이상일 칼럼
이미지. /SNS 타임즈

추상(秋霜)논객 이상일 칼럼

윤석열 대통령 vs 한동훈 당 대표… 타산지석의 교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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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일 논설고문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통,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에 반하는 댓글 수사로 좌천당한 후, 박근혜 탄핵 이후 윤석열은 특검의 적폐수사로 포장된 피비린내 나는 처절한 보복수사와 먼지털이 수사의 칼잡이로 활약한 결과, 새 집권자 문재인의 눈에 들어 승승장구하며 검찰총장이 되었다.

또 문재인이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한 조국과 대척점에 서면서 진보-보수 진영이 광화문과 서초 검찰청사 앞에서 수십만 명 지지자들의 세를 결집하여 대격돌하는 조국 사태를 유발시켰고,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맞장 떠서 낙마시킨 후, 보수 진영에 영입되어 대권까지 잡은 풍운아 윤통.

그런 윤통의 후배 한동훈은 압구정 현대고 왕자님, 윤통의 황태자, 좋은 머리, 좋은 집안 배경 등으로 어려움 없이 꽃길만 걸어온 한동훈.

한동훈은 검사 시절 좋은 머리로 피의자들을 탈탈 터는 냉철한 수사로 능력을 인정받았고, 최태원 SK회장,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 삼성 이재용 부회장 등 여러 그룹 회장 구속으로 큰 고래를 사냥한 검사로, "조선 제일검"이라는 닉네임으로 명성을 떨쳤다.

어려운 시절이라고는 검사장 시절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구박당해 시골 한직으로 좌천되어 이리저리 떠돌아다닌 게 전부인 듯. 한동훈은 그 시절을 화양연화라고 한 걸 보면, 한직을 즐긴 부분도 있는 듯하다.

한동훈의 보스인 윤통이 우여곡절 끝에 보수진영에 영입되어 대권을 잡자 한동훈에게도 탄탄대로가 열렸다. 윤통이 문재인에 의해 여러 단계 건너뛰어 검찰총장으로 점프 승진한 것처럼, 한동훈은 윤통에 의해 전격 법무부장관으로 몇 단계 수직 점프하였다.

장관 시절 한동훈은 국회에서 야당의원들의 억지성, 의도성 있는 함정 질문에 빠지지 않고, 순발력 있는 머리와 촌철살인적인 받아치는 말재주로, 스타카토식 화법으로 받아쳐 보수 국민들을 시원하게 해준 게 보수층의 지지를 얻게 된 배경이었다.

이처럼 한동훈이 보수 진영 대선 후보 반열에 올라온 데는 윤통의 지원이 절대적이었는데, 잡초처럼 밟히면서 성장해온 이재명과는 대비된다.

한동훈, 약육강식의 정글 같은 정치판에서 독자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재명과 같은 잡초, 양아치 근성이 없어서 우리나라의 아귀와 같은 정치판에서 윤통의 지원이 없는 한동훈이 독자적으로 서기는 쉽지 않을 듯해 보인다.

정치초보 한동훈, 미래의 권력 한동훈이 현재의 권력 윤통과의 관계 설정에서 중대한 착오를 한 것 같다. 윤통의 5년 임기 중 반이나 남은 상황에서 한동훈이 차별화를 위해 서둘러 대립각을 세운 게 결정적인 패착이었다.

어차피 국민들의 표심과 지지는 조변석개인지라, 한동훈이 윤통과 좋은 관계로 지내다가 대선 1년쯤 남겨놓고 그때부터 차별화를 위해 윤통과 각을 세웠다면, 윤통과 한동훈 둘 다 윈윈할 가능성이 훨씬 높았을 것이다.

현 상황에서 볼 때 윤통과 한동훈 둘 다 너무 성급했던 것 같다. 윤석열 탄핵의 일등공신 한동훈, 과연 다음 대선 때까지 한동훈의 그 역할을 좋게 기억하는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오히려 박근혜 탄핵 과정에서 정치 생명이 추락해버린 김무성, 유승민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배신자라는 부정적인 기억을 오래 간직하는 보수성향의 국민들은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역할을 호의적으로 간직하고 지지하는 중도 진보 성향의 국민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그 이유는 이미 지지하는 후보가 있는 상황에서 배신(친윤 성향) 또는 결단(비윤/반윤 성향)하는 당시엔 박수를 보냈지만, 그게 대선에서 지지표로 연결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전두환-노태우의 관계 설정 모델이 윤통-한동훈 관계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두환 정권 초기 후계자 노태우는 현재 권력 전두환에게 납작 엎드렸다. 그러다가 전두환 정권 말 전두환은 그 당시 정치적 현안이었던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받아들이는 6·29 선언의 공을 노태우에게 돌렸다.

전두환 대통령은 직선제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선 "나를 밟고 지나가라"고 자신을 희생 재물로 던짐으로써 야권이 김대중과 김영삼으로 분열된 것도 도움이 되었지만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윤통과 한동훈 둘 사이의 관계가 왜 이렇게 조기에 최악으로 치닫게 되었을까? 그게 아마 검사 출신으로 범죄자를 다루는 업의 특성상 한 칼에 베는 쾌도난마의 직업적 속성에 기인하는 게 아니었을까.

현실 정치란 지루한 "밀당" 싸움이다. 밀고 당기는 게 검사들의 성향과는 맞지 않아 보이는데, 이번 비상계엄 사태는 검사 출신 정치인들의 취약점이 극대화된 최악의 결과로 보여진다.

윤통과 한동훈의 관계는 검사 선후배로서 마감했으면 좋았을 텐데, 정치판으로 옮겨옴으로써 최악의 파국으로 결말이 난 것 같다. "권력은 부자간에도 나누지 못한다"라는 속설이 떠오른다.

- Copyright, SNS 타임즈 www.sns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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