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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秋霜)논객 이상일 칼럼

의료 사태 원인 분석과 해법... (1)천정부지로 치솟는 의사 연봉, 의사 부족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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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집팀
추상(秋霜)논객 이상일 칼럼

[Prologue]

윤석열 정부는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국민들에게 안정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의료 체계 혁신을 위해 의대 입학 정원 확대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의사들은 이에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있는 현실이다. 현재 진행 중인 의료 사태의 본질은 바로 이 점에 있다. 의사라는 직업은 안정적으로 장기간 고소득을 올릴 수 있어 인기가 높을 뿐 아니라, 그동안 의사의 배출을 제한해 기득권을 보장해 왔다. 이번 의대 정원 확대로 인해 이러한 직업의 안정성이 깨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1편 천정부지로 치솟는 의사 연봉, 의사 부족 때문인가?

2편 필수 의료 공백이 생기는 이유는?

3편 의사 노동 시장 부조리

4편 의료 사태 해법

1편 천정부지로 치솟는 의사 연봉, 의사 부족 때문인가?

일반적인 상품은 가격이 오르면 수요는 줄어들고 공급은 늘어난다. 반대로 가격이 내리면 수요가 늘어나고 공급이 줄어든다. 가격에 따라 수요와 공급이 변화하면서 가격 변동폭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은 메커니즘에 의해 시장에서의 가격이 결정된다는게 경제학에서 말하는

수요-공급의 법칙이다.

▲ 일반적인 수요 공급의 법칙은 가격이 오르면 수요는 줄어들고, 공급은 늘어난다. (출처: 인터넷)

의사 연봉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것은 경제학의 수요-공급 법칙 관점에서 의사 부족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지 확인해보자.

농산물 시장에선 경제학의 수요-공급 법칙 메커니즘이 정확하게 잘 작동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가격 탄력성이 작기 때문이다. 가격 변화에 대한 민감도를 가격 탄력성이라고 하는데, 생활 필수품은 작고 사치품은 크다. 대형 마트에서 생활 필수품을 할인 세일하지 않는것은 가격탄력성이 작아 할인 판매하더라도 판매량이 엄청나게 증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농산물은 수요와 공급 모두 가격 탄력성이 작다. 가격이 변동하는 폭에 비해 수요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의료 서비스 역시 농산물 처럼 가격 탄력성이 작다.

쌀값이 비싸졌다고 사람들이 갑짜기 3끼 식사를 두끼로 줄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쌀값이 떨어졌다고 밥을 한공기씩 더 먹지않는다. 의사나 병원이  늘어난다고 해서 의원이나 병원을 더 자주 가질 않는 것도 유사하다.

공급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사과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과수원에서 당장 사과 수확량을 늘릴수 없다.  사과 나무를 심고 키우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의사 양성 역시 전문의를 키우려면 10년정도 걸린다.

검역 등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외국으로 부터 즉각 사과를 수입할수도  없다. 의사가 부족하다고 외국 의사를 도입하는게 쉽지 않다. 이렇게 가격 탄력성이 작은 상품은 공급이 약간만 늘거나 줄어도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한다. 이런 현상이  국내 의료분야에도 나타나고 있다.

풍년이 들면 농산물 가격이 떨어지는데도 수요는 증가하지 않아 농민 소득이 줄어든다. 이런 현상을 '풍년의 역설' 또는 '농민의 역설'이라고 한다. 다 성장한 농작물을 수확하지 않고 논밭을 갈아엎는 장면을 뉴스에서 보는데, '풍년의 역설'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의사들이 의대입학 정원 확대를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의사들 입장에서 '풍년의 역설'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농업기술, 품종 개량, 재배기술의 발달로 생산량이 증가하면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므로 농민들에게 손해가 될수 있다. 그렇다고 농업기술을 발전시키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토지에서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농산물을 생산할수 있으므로 국가경제에 이익이 되므로 농민의 역설이 발생하는데도 농민들은 생산량을 늘이려고 노력한다. 그것은 농산물 시장이 완전 경쟁시장에 가깝기 때문이다.

완전 경쟁시장에서 개별 공급자는 이익단체를 결성하지 않은 한, 가격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어느 한 농민이 농산물 출하량을 줄인다고 해서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지 않는다.

정부는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할때 마다 안정대책을 내놓는다. 정부는 농민과 소비자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딜레마에 빠진다. 소비자에게 유리한 정책은 농민에게 손해를 끼칠수 있기 때문이다.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 정부는 수입을 늘이고 비축 물량을 시장에 푼다. 가격이 폭락하면 시장격리 조치 등으로 공급을 줄여서 가격 하락을 막는다. 농산물 가격의 비탄력적인 특성이 바뀌지않는 한 '풍년의 역설'은 사라지기 어렵다. 농산물의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정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상에서 언급한 '농민의 역설'(풍년의 역설)을 메이저 5 병원 전공의 파업으로

대표되는 의료사태에 적용해보자.

농민이 생산하는 곡식, 사과 등 농작물과 의사가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는 수요-공급의 법칙 관점에서 유사하다.

공급을 늘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공급이 늘더라도 수요는 늘지않는 가격 비탄력 특성 역시 유사하다.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 탄력성이 작으면, 수요-공급 메커니즘에서 공급이 약간만 부족해도 가격이 폭등하고 수요가 약간만 부족해도 가격이 폭락하는 특성을 보인다. 최근 사과 등 과일 가격 폭등이 이런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농작물은 공급을 적정하게 조절하기가 어렵다. 기상 재해와 병충해,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생산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농민은 개인 단위로 농작물 종류 등을 결정해 경작하므로 공급량을 조정하기가 어렵다.

이에 비해 의료 서비스 공급량을 조절할수 있다.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사는 의대 입학 정원이 공급을 결정하므로 정부가 정책으로 수급을 조절할수 있다.

정부가 의료서비스 공급을 늘리기 위해 의대 정원을 확대하자, 의사들은 '풍년의 역설'을 피하기 위해 단체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농부와의 큰 차이점이다.

의사는 안정적으로 장기간 고소득을 올릴수 있는 직업이고 배출 인원을 묶어둬 기득권을 보장하므로 인기가 높은데, 이번 의대 정원 확대로 직업의 안정성이 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농부는 하늘과 정부를 쳐다보는데 비해, 의사들은 스스로의 기득권과 이익을 고수하기 위해 단체 행동을 할수 있다는 것이 주요한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농부들은  기득권 카르텔을  형성할수 없는데 반해,  의사들은  기득권을  지킬수 있는 막강한 카르텔을 형성할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차이점이다.

202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 평균 임금에 비해 의사 임금은 6.8배인데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 이유는 OECD국가 중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2.6명으로 꼴찌인 멕시코의 2.5명 다음으로 적은 것으로 설명된다.

OECD 국가들의 인구 1000명당 평균 의사 수는 3.7명이다. 인구 고령화에 의해 의료 수요가 늘어나는데도 의사 수를 늘리지 않으면, 의사들 연봉이 천정부지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 개혁의 기본 전제가 의대 입학정원을 확대해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 Copyright, SNS 타임즈 www.sns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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