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vs 이준석: 선거 전략의 성공과 실패
추상(秋霜)논객 이상일 칼럼
[SNS 타임즈] 이번 총선에서 한동훈 위원장의 전략은 주로 열렬한 지지층에 호소하며 중도층 확장에 실패했다. 반면, 이준석 대표는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적을 이뤄내며 두드러진 차이를 보였다.
(한동훈 vs 이준석)
이번 총선이 끝나자마자 패장 한동훈에게 비난이 쏟아졌다. 선거 전략이 부재했다는 비판부터 시작해서, 서민 경제를 외면한 채 '운동권 청산', '이조 심판', '선한 시민과 범죄자 세력의 전쟁' 같은 구호로 열렬한 지지층에겐 통했지만, 대다수 투표하는 서민들에게는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았으니 패배했다는 등 사후 약방문 같은 말들만 무성하다.
사실상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운동권 출마자들 상당한 비율이 당선됐다. 더우기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가 승리하면서 한동훈 위원장의 선거 홍보 전략은 지지층들에게만 먹혔지,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데는 실패한 것 같다.
전쟁이나 싸움 그리고 생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성경의 다윗처럼, 이순신 장군처럼 적이나 경쟁자가 원하는 방식이 아닌 자신의 방식으로 싸워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부단하고 꾸준한 훈련과 연습, 연구, 공부, 학습이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한동훈 위원장은 뛰어난 머리, 외모, 겸손함, 순발력, 임기응변 등 장점에도 불구하고 정치판의 경험이 일천했고, 자신의 선거를 치루어본 경험이 없었던 것이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운동권 청산, 이조청산 등 한동훈 대표가 내걸었던 구호를 보더라도 검사의 마인드로 총선에 임했던 게 패배의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한동훈 위원장은 열렬 지지층의 환호에 매몰되어서 총선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
이재명 대표 등 민주당 출마자들은 대파를 들고 다니면서, 다소 유치해 보이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그런 유치한 이벤트가 강남지역 주민들에겐 어필하지 않았겠지만, 물가로 고생하는 다수의 서민들의 피부에 와닿았다는 게 이번 총선 결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선거는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이 승패를 결정하는데 반해, 한 위원장은 열렬 지지층에 매몰되며 이 부분을 간과한 것은 아닐지. 집토끼를 놓치지 않아야 하겠지만 중도층 산토끼를 잡아야 했었는데, 선거 결과를 보면 한동훈 위원장이 집토끼 결집엔 성공했지만 산토끼 잡는 데는 실패했던 것 같다.
우리나라 선거에서 중도 외연의 확장이 중요한 이유는 국민의힘이 받은 표수와 민주당이 받은 표수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고작 5.4%의 득표율 차이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 당선자 수가 175:108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총 한 번 쏴보지 않은 병사를 사령관으로 임명해놓고 전쟁에 승리하기를 바라는 사람이 바보지요"라고 한 발언이 거칠기는 하지만 일리가 있는 지적이라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깜도 안 되는 사람 데려다놓고, 셀카나 찍으면서 나홀로 대권놀이나 했다"라고 혹평하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거친 비판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왜냐하면, 셀카 찍기를 원하는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열렬 지지자이기 때문이다.
그런 주변의 지지 열기에 상당히 고무되면서 선거전 초반, 한동훈 위원장 상황 판단에 미스가 온 것 같아 보인다. 그러면서 선거 운동 후반 당내 여론 조사 결과에 충격을 받고 개헌 저지선 이야기가 나온 것은 아닐까?
이런 상황에서 이준석 대표가 대비된다. 이준석 대표는 뛰어난 머리는 한동훈과 비슷하지만, 3번의 낙선과 10여 년간 정치판에서 단련된 정치판 짬밥을 밑천으로 도저히 당선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기적을 만들어 냈다고 할수 있다.
그러나 정계 입문 111일 만에 최악의 성적표 받아든 한동훈 대표는 초장 끗발은 좋았으나, 이번 총선 패배로 미래가 불확실하게 됐다.
앞으로 한동훈 위원장이 정치판에 나와 재기를 노릴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만약 재기를 모색한다면, 그간 정치판에서 이준석 대표가 보여준 싸움닭 기질, 대통령에게도 들이대는 배짱 등 타산지석으로 삼을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한동훈 위원장은 이번 총선을 통해 정치 실무나 경험 없이 뛰어난 지능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을지 모른다. 그러면서 정치판에서의 연마 과정이나 경험이 없이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실감하지는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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