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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의 향방: 탄핵 정국의 새로운 국면… 보수-진보 진영의 이념 전쟁에서 민심 쟁탈전으로
사진 출처: 1.11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전광훈TV, 계엄합법-탄핵무효-이재명 측각 체포 국민대회. /SNS 타임즈

민심의 향방: 탄핵 정국의 새로운 국면… 보수-진보 진영의 이념 전쟁에서 민심 쟁탈전으로

추상(秋霜)논객 이상일 칼럼. "이제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으로 ‘국민 저항권 이라는 대세의 예리한 칼끝’이 향하고 있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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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일 논설고문

 

공수처 주도의 윤 대통령 체포와 서부지법의 구속영장 발부를 계기로 보수-진보 진영 간 이념 전쟁이 민심을 붙잡으려는 민심 전쟁으로 전환된 형국이다.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수시로 호소문 등을 육필로 쓴 메시지나 녹화된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발표하는 전략을 펼쳤고, 이는 최근 여론조사를 통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비해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게는 역풍이 불고 있는 조짐이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추월했으며,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를 돌파했고, 헌재 탄핵 반대 비율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표의 대선후보 지지율은 30% 초반대에 갇히는 현상이 견고해지면서 3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로써 이재명 대표의 조기 대선을 통한 대통령직 취임 전략이 차질을 빚고 있어 내심 당황하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3개월 후 조기 대선을 통해 정권과 대권은 따놓은 당상이라고 희희낙낙하던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위기관리와 몸을 사리는 전략에 돌입한 듯 보인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계기로 정국의 주도권을 잡았다고 판단하고,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총리까지 탄핵하는 등 무소불위의 국회 다수당 권력을 막무가내식으로 휘두르는 것을 본 국민들은 윤 대통령이 호소문을 통해 발표한 국정 발목잡기의 실체를 일부 확인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정규 언론 논조와 민심은 크게 괴리되어 있는 것 같다. 민심이 비상계엄 발령 초기의 일방적인 윤 대통령 비판에서, 이제는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으로 ‘국민 저항권 이라는 대세의 예리한 칼끝’이 향하고 있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런 민심이 여론조사로 확인되자 고양된 일부 보수 진영에서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털도 뽑지 않고 날 것으로 드시려는 하냐'라는 비아냥과 함께, 윤 대통령의 계엄은 뜬금없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깨우치는 '개몽 계엄'이라고 목소리를 한껏 높이고 있다.

이런 여론 지형이 지속된다면, 윤 대통령이 헌재 재판에서 탄핵이 되더라도, '이재명은 절대 아니다!'라는 국민 정서가 확산되며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마지노선으로 구축해 놓은 ‘이재명 절대 불가론의 논개 작전'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만약 윤석열 대통령이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되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는 경우, 과연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운명은 어떻게 될까? 윤석열-이재명의 적대적 동반자 관계에서 벗어나기에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적 리스크 등이 올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법적 심판을 받았는데, 이재명에게는 면죄부를 주는 법원의 판결을 다수의 국민들이 수용하지 않음은 자명해 보인다. 내전 수준으로 전개되고 있는 격렬한 이념 전쟁과 민심 전쟁이 평정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가수 나훈아가 은퇴고별 '라스트 콘서트-고마웠습니다' 공연에서 왼쪽 팔을 가리키며, "왼쪽이 오른쪽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다. 니는 잘했냐?"란 촌철살인의 한마디가 보수 국민들을 시원하게 한 반면, 민주당과 일부 진보 인사들의 심사를 뒤틀리게 만들어 격한 반응을 하게 만들었다.

이런 탄핵 정국 환경 조성은 기성 언론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 같다. 이유는 보수 진영과 윤석열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를 반면교사로 삼아 대응함으로써 보수 진영을 결집시키고 일부 중도 진영까지 끌어드린 데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수 진영 여론을 대변해 온 조중동과 종편은 이번 탄핵 정국에서 보인 윤석열 비판 일변도의 논조에 불만을 가진 강성 보수 진영으로부터 배척받고 절독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리고 이념 지형에서도 변수가 생겨나고 있다. 우리 사회 중심축인 40~50대가 견고한 진보 이념을 가지고 있고, 이것이 50~60대로 올라가는 현상으로 진보 진영이 고무되기도 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20~30대의 보수화 경향이 나타나는 이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견고한 40~50대의 진보 진영이 보수 이념을 갖는 20~30대와 60~70대로 포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젊은 시절 진보적인 이념에 일시라도 빠지지 않았다면 뜨거운 가슴이 없는 것이고, 늙어서도 진보 이념에 빠져 보수로 돌아서지 않았다면 냉철한 지혜의 머리가 없는 것이다"란 이제까지 회자되어 오던 이념 세대 지형 공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된 것 같다.

이처럼 민심의 변덕은 조변석개다. '민심은 강패이다'라고 할 정도다. 민심의 물은 군주(왕)라는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엎기도 한다는 사자성어 군주민수가 떠오른다.

나폴레옹이 1815년 엘바섬을 탈출해 프랑스로 진격하면서 언론이 그를 묘사하는 방식은 그의 위치와 상황에 따라 극적으로 변했다. 이 변화는 그 당시 프랑스 사회와 정치의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나폴레옹의 파리 진격 과정에서 언론은 점진적으로 그에 대한 태도를 바꾸며 다음과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초기 엘바섬 탈출 직후 언론은 나폴레옹을 "코르시카의 괴물", "인간의 재앙"으로 표현했다. 이 시기 언론은 나폴레옹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며, 그를 프랑스의 적으로 간주했다.

나폴레옹이 프랑스 남부에 상륙하자 언론은 나폴레옹을 "모험가", "야심가"로 표현을 다소 순화했다. 나폴레옹이 민중의 지지를 받기 시작하면서, 언론은 그를 조금 더 중립적으로 묘사하기 시작했다.

나폴레옹이 리옹에 도착했을 때 언론은 "폐위된 황제", "황제 나폴레옹"으로 표현을 바꾸었다. 그의 군대가 늘어나고 도시들이 항복하면서 언론은 점점 그를 존중하는 용어를 사용했다.

나폴레옹이 파리에 가까워질수록 "폐하", "우리의 황제", "프랑스의 구원자" 등 극존칭으로 바뀌었다. 나폴레옹이 파리에 거의 도착했을 때는 언론이 그를 열렬히 환영하는 분위기로 바뀌었고, 그를 합법적 지도자로 인정하는 표현을 사용했다.

나폴레옹이 파리 입성 후 언론은 그를 "황제 폐하"로 표현했다. 나폴레옹이 파리로 돌아온 후, 언론은 완전히 그의 편에 서며 그를 정식 황제로 호칭했다. 

이런 변화는 당시 언론이 민중의 여론과 정치적 권력에 얼마나 간사스러웠는지, 그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한, 나폴레옹의 카리스마와 전략이 프랑스 내 여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뒤바꿨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요즘 국내 언론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민심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논조를 바꾸어갈지, 계엄 발령 당시의 일방적인 비판과 매도를 유지할지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헌재의 탄핵 심판도 결국 법리 재판이 아니라 민심 재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이 민심에 직접 호소하고 어필하는 전략이 헌재의 재판에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과 탄핵 반대 비율이 50%를 추월하는지에 달려있지 않을까?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다. 그런데, 천심이 마치 지구 온난화로 인해 천둥과 폭우 후 순식간에 활짝 개이는 여름철 날씨처럼 변덕스럽기가 비할 데가 없을 정도다.

변덕스러운 민심을 잡는 방법은 진심과 겸손이 아닐까 싶다. 방법이나 절차가 좀 거칠고 투박스러워도 그 속에 진정성이 있고, 구국의 충정이 확인 된다면, 민심의 지지를 받게 된다.

"세상을 일시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히 속일 수는 없고, 세상 사람 일부는 속일 수 있지만 세상 사람 전부를 속일 수 없다"라는 경구가 생각나는 요즘 정국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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